[기후]

2월 ‘화이트 쇼크’의 경제학: 얼어붙은 지구촌, 에너지·물가 ‘비상’

발행일: 2026.02.09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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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 진동이 불러온 장기 한파, 글로벌 LNG 재고 바닥 드러내나 난방비 폭등에 따른 가계 소비 위축… GDP 성장률 하방 압력 가중

[뉴욕=World OK News] 2026년 2월, 북반구를 강타한 이례적인 장기 한파가 단순한 기상 이변을 넘어 글로벌 경제의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미국 내륙부터 유럽, 동북아시아에 이르기까지 영하권 추위가 장기화됨에 따라 에너지 수급 불균형과 그에 따른 거시 경제적 파장이 전방위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 에너지 재고 전쟁: LNG 가격의 ‘V자’ 반등

가장 먼저 타격을 입은 곳은 에너지 시장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와 주요 투자은행(IB)들의 분석에 따르면, 2월 말까지 한파가 지속될 경우 유럽과 북미의 천연가스 재고는 평년 대비 15~20% 수준까지 급감할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아시아 지역의 LNG 수입 수요가 폭증하면서 ‘에너지 재고 전쟁’이 재점화될 조짐이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리포트에서 “장기 한파로 인한 난방 수요 급증은 일시적으로 천연가스 가격을 40% 이상 끌어올리는 ‘히트플레이션(Heat-flation)’의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한국과 일본 등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의 무역 수지에 즉각적인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 소비 위축과 공급망 마비… GDP 성장률 ‘빨간불’

경제 전문가들은 이번 한파가 1분기 글로벌 경제 성장률(GDP)에도 상당한 하방 압력을 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첫째, 가계 가처분 소득의 감소다. 폭등한 난방비 고지서는 소비자들의 지갑을 닫게 만들며 소매 판매와 외식 산업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둘째, 물류 및 건설 현장의 셧다운이다. 폭설과 결빙으로 인한 도로 마비는 글로벌 공급망의 ‘라스트 마일’ 배송 비용을 상승시키며, 건설 및 제조 공정의 중단으로 이어져 산업 생산 지표를 악화시키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지속적인 한파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단순 복구 비용을 넘어 노동 생산성 저하와 물류비용 상승으로 이어지며, 주요국 GDP를 약 0.2~0.3%포인트 갉아먹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 기후 변화의 역설: 에너지 믹스의 재편 가속화

흥미로운 점은 이번 한파가 각국의 에너지 정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한파 시 태양광 발전 효율이 떨어지고 풍력 터빈이 결빙되는 사태가 빈번해지자, 일각에서는 에너지 안보를 위해 원자력과 천연가스 등 ‘기저 부하(Base Load)’ 전원의 비중을 다시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기후 경제학자들은 “과거의 한파가 일시적인 기상 현상이었다면, 이제는 상시적인 ‘경제적 리스크’로 관리되어야 한다”며 “극한 기후에 견딜 수 있는 ‘회복 탄력성(Resilience)’을 갖춘 인프라 투자가 향후 국가 경쟁력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제언했다.

2월의 끝자락에서도 좀체 물러가지 않는 추위 속에, 글로벌 경제는 난방비 폭등과 경기 침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중대한 시험대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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