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주의 대 글로벌주의]

"글로벌리즘은 환상이었다"… 나디아 섀들로가 제시한 트럼프 2기의 '국가주의' 청사진

발행일: 2026.02.19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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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17일, 포린어페어즈(Foreign Affairs)트럼프 행정부 1기 국가안보 부보좌관을 지낸 나디아 섀들로(Nadia Schadlow)의 의미심장한 기고문이 게재됐다. '글로벌리스트의 망상(The Globalist Delusion)'이라는 제목의 이 글은 국제 질서의 새로운 운영 체제로서 '국가의 귀환'을 강력히 천명하고 있다.

1. 국제기구의 실패와 ‘글로벌 거버넌스’의 종말

나디아 섀들로는 지난 수십 년간 국제 정치를 지배해온 ‘글로벌 거버넌스’가 사실상 실패했다고 단언한다. 기후 변화, 공중보건, 이민 문제 등 전 지구적 과제에 대응하기 위해 만들어진 국제기구들이 정작 위기 상황에서 아무런 실효적 해법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녀는 "국제기구가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는 믿음은 망상에 불과했다"며,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세계보건기구(WHO)의 무력함과 공급망 위기 속에서 각자도생했던 현실을 그 증거로 제시한다. 글로벌리즘이 약속했던 '국경 없는 협력'은 위기 앞에서 신기루처럼 사라졌고, 결국 시민을 보호한 것은 국제기구가 아닌 각 국가였다는 분석이다.

2. '국가주의' vs '글로벌주의'의 충돌

섀들로는 현재 미국 내외에서 벌어지는 갈등을 '서로 다른 운영 체제(Operating System)의 충돌'로 규정한다.

글로벌주의 OS: 다자간 협정, 국제 규범, 비정부기구(NGO)의 역할을 중시하며 국가의 주권을 일부 양보해서라도 보편적 가치를 추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가주의 OS: 국가의 주권과 실리,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며, 국제 협력 또한 철저히 국가 이익에 부합할 때만 유효하다고 본다.

그녀는 트럼프 행정부의 행보가 단순히 고립주의로 회귀하는 것이 아니라, 고장 난 '글로벌주의 OS'를 삭제하고 '국가주의 OS'로 교체하려는 필연적인 시도라고 주장한다.

The Globalist Delusion | Foreign Affairs

3. 트럼프 2기, '미국 국가주의' 부상의 의미

나디아 섀들로의 시각에서 볼 때, 향후 트럼프 정부의 외교 및 경제 정책은 철저하게 '국가 기능 강화'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경제 안보의 내재화: 자유 무역이라는 추상적 가치 대신, 자국 내 제조업 부흥과 공급망 통제를 통해 국가의 생존력을 높이는 데 주력한다.

다자주의에서 양자주의로: 힘이 분산되는 국제기구보다는 미국과 상대국 간의 1대 1 협상을 통해 실질적인 이득을 취하는 방식을 택한다.

국경 및 이민 통제: 국가의 가장 기본적인 기능인 '국경 수호'를 강화함으로써 국가주의의 실체를 국민에게 확인시킨다.

결론: "더 강한 국가가 더 안정적인 질서를 만든다"

섀들로는 국가주의의 부상이 국제 질서의 혼란을 초래한다는 비판에 대해 정반대의 논리를 편다. 각 국가가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자신의 이익에 충실할 때, 오히려 예측 가능한 국제 관계가 형성된다는 것이다.

결국 트럼프 2기의 행보는 미국을 넘어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는 '국가주의로의 회귀'라는 거대한 흐름의 선봉에 서 있다. 나디아 섀들로의 이번 기고문은 트럼프 행정부가 단순히 과거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포스트 글로벌 시대'의 새로운 표준을 세우려 한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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