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마크 루비오의 뮌헨선언 분석: ‘거친 훈계’에서 ‘공통의 문명’으로

발행일: 2026.02.16 0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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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년 만의 반전: 밴스의 냉소에서 루비오의 화해로

정확히 1년 전, 같은 장소(뮌헨 바이리셔 호프 호텔)에서 J.D. 밴스 미 부통령은 유럽 지도자들을 향해 검열과 표현의 자유 억압을 질책하며 큰 충격을 안겼다. 그러나 2026년 2월 14일, 마크 루비오 국무장관은 ‘성 발렌타인 데이’에 맞춰 유럽과의 관계 회복을 시도하는 사뭇 다른 분위기의 연설을 내놓았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이 그의 연설을 두고 "안심이 된다(reassuring)"고 평가했을 만큼, 루비오의 접근법은 과거보다 훨씬 부드럽고 협력적이었다.

2. 루비오가 정의한 향후 미-유럽 관계의 핵심 키워드

① ‘서구 문명(Western Civilization)’이라는 공통의 뿌리 
루비오는 미국과 유럽을 단순히 군사적 동맹이 아닌, ‘서구 문명’이라는 가치를 공유하는 하나의 유기체로 규정했다. 그는 연설에서 미-유럽이 두 차례의 세계 대전을 거치며 폐허를 함께 재건했고, 철의 장막에 맞서 함께 싸웠으며, 가평(Kapyong)에서 칸다하르에 이르기까지 전장에서 함께 피를 흘린 ‘오래된 친구’임을 강조했다. 이는 실리적 이해관계를 넘어 ‘정체성’에 기반한 동맹 강화를 꾀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② ‘자주 국방 능력’을 갖춘 유럽에 대한 기대 부드러운 화법 속에서도 루비오는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 메시지를 놓치지 않았다. 그는 유럽이 스스로를 방어할 수 있는 수단(means)과 생존하려는 의지(will)를 갖추길 원한다고 명시했다. 이는 미국에 일방적으로 의존하는 동맹이 아니라, 유럽이 스스로의 방어 능력을 강화함으로써 미국과 대등한 ‘번영의 새로운 세기’를 함께 설계하자는 제안이다.

③ ‘어제의 끝’과 ‘미래의 불가피성’ 그는 "어제는 끝났다(Yesterday is over)"고 선언하며, 과거의 갈등에 매몰되지 말고 다가오는 새로운 세기의 기회를 포착하자고 역설했다. 미국이 새로운 번영의 경로를 설계하고 있으며, 그 여정에 유럽이 ‘자랑스러운 유산과 역사’를 가진 파트너로서 함께 하길 원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3. 전문가 분석 및 향후 전망

루비오의 연설은 비록 메시지의 본질이 유럽의 자생력 강화 요구에 있다는 점에서는 밴스와 궤를 같이하지만, 이를 전달하는 ‘그릇’을 냉소와 질책에서 존중과 가치 공유로 바꿨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의구심을 보이고 있다. 루비오의 ‘부드러운 손길(softer touch)’이 우크라이나 지원 문제나 이란 정권 교체론 등 실제문제에서 유럽과의 이견을 좁힐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분석이다.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이 같은 회의에서 이란 정권 교체를 강력히 주장하는 등 미 정치권 내의 강경한 기류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결론: 새로운 동맹의 길

마크 루비오가 그리는 미-유럽 관계의 미래는 ‘존중 기반의 자주적 동맹’이다. 미국은 유럽의 역사적 가치를 인정하되, 유럽은 그에 걸맞는 방어적 책임을 분담하는 구조다. 루비오의 이번 연설은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유럽과의 ‘관계 수리(Relationship Repair)’를 시작했음을 알리는 중요한 신호탄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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